[2026.06.17] 매일 한 포스팅씩은 꼭 올려보자 다짐하면서 시작했는데, 최근 시간 투자가 많이 필요한 개인적인 일들이 좀 있어서 업데이트가 조금 미뤄졌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일들이 잘 진행되고 기회가 된다면, 이 개인적인 일들도 분명 관심 있는 분들이 있으실 거라 생각되어 추후 시리즈로 한번 연재(?)해 볼 예정이다.
이런 나름 바쁜 나날 속에서도 내 크롬 피드는 나에게 테크 궁금증을 계속 주입해주고 있었다. 어제 흥미롭게 읽었던 기사인데, 최근 AI 열풍으로 컴퓨팅 파워 수요는 폭발하는 반면 전력 소모가 감당이 안 되는 시점에서, 중국이 전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광컴퓨팅(Photonic Computing)’ 칩을 실제로 출시했다는 소식이다. 궁금증이 발동해 칩의 메커니즘과 판도를 좀 파헤쳐봤다.’광컴퓨팅’이 무엇인지 간단히 짚고 넘어가자면, 기존 컴퓨터 칩(CPU/GPU)이 실리콘 회로 위에 ‘전자(Electron)’를 이동시켜 0과 1을 계산했다면, 광컴퓨팅은 회로에 전자가 아닌 ‘빛(광자, Photon)’을 쏘아 연산하는 방식이다. 빛의 속도로 데이터가 움직이니 연산 속도가 물리적으로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르고, 전자가 이동할 때 발생하는 저항과 발열이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이 기술의 개념 자체는 사실 수십 년 전부터 존재해왔다. 하지만 빛을 정밀하게 제어하고 실리콘 칩 위에 광학 부품을 미세하게 집적하는 하드웨어적 난이도가 워낙 극악이라 오랜 시간 실험실 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그러다 최근 AI 모델의 덩치가 커지면서 기존 실리콘 칩이 전력과 발열의 한계에 직면하자, 상용화 가능성에 급물살을 타기 시작한 거다.가장 놀라운 건 ‘전력 효율’이다. 기존 최신 GPU들과 비교했을 때, 특정 AI 알고리즘 연산 시 광컴퓨팅 칩은 전력 소모를 100배 이상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데이터 센터 하나가 먹는 전력량이 웬만한 도시 하나와 맞먹는 요즘 시대에, 이만큼 격차를 벌린다는 건 치트키나 다름없다. 단점이라면 아직 빛의 특성상 연산의 정밀한 제어가 완벽하지 않아, 기존 CPU처럼 모든 범용 연산을 다 처리하진 못하고 AI 행렬 연산 같은 특정 가속 영역에 우선적으로 쓰인다는 점이다.
현재 이 판을 주도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MIT 학파 중심의 스타트업들과 글로벌 빅테크들이 물밑에서 상용화를 주도해왔는데, 최근 중국의 추격, 아니 어쩌면 판을 뒤흔드는 속도가 예사롭지 않다. 이번에 상하이교통대와 칭화대 연구진이 합작해 선보인 광컴퓨팅 칩은 미국의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EUV 등)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비교적 구형 공정에서도 빛의 물리적 특성을 극대화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택했다. 미·중 테크 전쟁이 오히려 중국에게 ‘새로운 우회로를 뚫어라’라는 강한 동기부여를 해준 셈이다.
요즘 중국의 기술적 발전을 보고 있자면 그 속도가 정말 무서울 정도다. 미국과의 텐션 상승으로 기존에 의존하던 반도체나 소프트웨어 부문에서 완전히 벗어나 ‘자급자족’의 길을 찾으려 기를 쓰고 있어서 그런지, 국가적 차원의 투자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르게 집행되는 게 눈에 보인다. 이제 ‘중국 = 싸구려 모조품’이라고 치부하던 시절은 완전히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미국 제재 때문에 북미 시장에 들어오지 못할 뿐이지 가격과 스펙으로 깡패 짓을 하고 있는 전기차와 배터리 기술, 최근 쏟아져 나오는 휴머노이드 로봇, 그리고 이번에 들고나온 새로운 광컴퓨팅 방식까지 말이다. 분명 이러한 기술 발전의 이면에는 중국이 실제로 산업스파이나 기술 탈취로 가로챈 기술들이 상당수 존재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팩트지만, 이러한 기술 전쟁과 정보전은 인류 역사 이래 늘 존재해왔고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거다. 엔지니어인 내 입장에서는 이 지독한 테크 판도가 앞으로 어떤 패러다임으로 흘러가게 될지 그저 흥미진진할 뿐이다.
그나저나 내일이면 2026 월드컵 한국의 두 번째 경기인 한국 대 멕시코 경기가 있다. 이 동네에는 아미고 형님들이 많이 살고 계셔서, 내일 낮이 되면 동네 전체가 꽤나 시끌벅적하고 열기가 뜨거울 듯싶다. 지난 체코전 역전승의 기세를 이어가서 내일도 기분 좋은 스코어가 나왔으면 좋겠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쓰고 내일 축구 볼 준비나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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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PI, Signing of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