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PI 로그파일 #003] 스벅에서 아아 마시다 알게된 새로운 폴리머, “Kinari” 이번엔 진짜 친환경 맞을까?

[2026.06.03] ​스벅에 가면 나는 거의 항상 99.99% 아아 벤티 리스트레토를 시킨다. 맞다, 나는 그 흔하디흔한 ‘얼죽아’다. 대학생 때는 거의 아아를 수액처럼 달고 살다시피 했다만, 수년이 흐른 요즘에는 그냥 집에서 E.S.E Pod로 내려 먹으며 나름 절제하며 살고 있다. 여튼 오늘은 집 앞 마트(HEB!!)에 나왔다가 오랜만에 스벅에 잠깐 들렀다. 당연히 아아 한 잔을 손에 들고 카페인을 온몸으로 흡수하며, 항상 그렇듯 폰으로 테크 포럼을 뒤적거리는데 처음 들어보는 폴리머가 있어서 좀더 자세히 읽어보게 되었다. 바로 파나소닉에서 밀고 있는 ‘Kinari(키나리)’라는 녀석이다.

​3D 프린터를 취미로 열심히 굴려본 사람치고 본인이 쓰는 필라멘트 폴리머(소재)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안 해본 사람은 없을 거다. 일반적으로 입문하기 가장 좋아 많이 쓰고, 어찌 보면 내 생각에 마케팅이 가장 잘된 소재가 바로 PLA(Polylactic Acid)다. 옥수수 전분으로 만들어서 ‘자연에서 분해되는 친환경 폴리머’라고 엄청 광고해대니까 많이들 죄책감 없이 쓴다. 근데 내가보기엔 이것도 실상은 결국 플라스틱이다. 산업용 퇴비화 시설 같은 특수한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나 분해되지, 그냥 땅에 묻으면 일반 플라스틱이랑 다를 바 없이 수백 년 갈거라 했던 어떤 유튜버의 실험이 기억난다. 그래서 나도 사용은 하지만 늘 마음 한구석이 찝찝했는데, 이 Kinari라는 녀석은 좀 결이 달라 보여서 관심이 확 생겼다.

​내용을 뜯어보니 이 녀석은 식물성 섬유질, 그러니까 ‘셀룰로스(Cellulose)’ 함량을 85~90%까지 끌어올린 바이오 플라스틱이다. 재밌는 건 원재료를 새로 재배하는 게 아니라 숲에서 솎아낸 잡목, 폐종이, 심지어 쓰고 버린 커피 찌꺼기나 맥주 찌꺼기 같은 식물성 쓰레기를 수거해서 만든단다. 이걸 기존 플라스틱 사출 장비나 3D 프린터에도 그대로 넣어서 뽑을 수 있게 발전시키고 있는 것 같다. 게다가 진짜 자연 상태에서 9달 정도면 완전히 생분해된다고 하니, 제대로 정착만 되면 환경에 미칠 긍정적인 임팩트는 어마어마할 것 같다. 질감도 무슨 고급스러운 나무나 도자기 느낌이 나서 디자인적으로도 제법 그럴싸해 보이고 말이다.

​하지만 늘 그렇듯 아름다운 이상 뒤에는 냉혹한 현실, 즉 ‘돈’이 버티고 있다.

​자본주의 시장에서 기업들이 바보도 아니고, 아무리 친환경이 좋아도 결국에는 가장 저렴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석유계 플라스틱을 선택하는 게 허다하다. 파나소닉이 기존 생산 라인을 그대로 쓸 수 있게 단가를 맞추려고 엄청나게 애를 쓰고 있다곤 하지만, 원료 수급 체인망을 새로 짜고 스케일을 키우려면 아무래도 주류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게 뻔하다. 원래 하드웨어 바닥의 신소재 발전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처럼 뚝딱 되는 게 아니라 상당히 굼뜨고 오래 걸리는 법이니까.

​그나저나 컵을 만지작거리다 문득 주변을 보니 여기 이곳 사람들은 참 분리수거를 안 한다. 매번 느끼지만 매립용(Landfill)이랑 재활용(Recycle) 통이 나란히 놓여 있어도, 이들 대다수에겐 그냥 구멍 두 개 뚫린 커다란 쓰레기통일 뿐이다. 플라스틱 컵에 빨대까지 통째로 Landfill에 넣는 모습을 보다보면, 한국에서 잠시 여행갔을때 페트병 라벨까지 칼로 뜯어가며 열심히 분리수거하던 사람들의 모습과 이 얼마나 대비되는 아이러니한 모습인가? 시스템을 아무리 잘 짜놓으면 뭐 하나, 굴리는 사람들의 인식이 쉽사리 바뀌지 못하는데 말이다.

그냥 Kinari 같은 신소재가 하루빨리 싸져서 저 무심한 쓰레기통들을 전부 점령해 버리는 게 차라리 빠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나저나 6월인데 요즘 예전보다 덜 덥다… 이상기후인가? 뭐, 이런 이상기후라면 난 환영이다 😏

​기록 저장 완료.

MDPI, Signing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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